노트 끝에 적은 질문, 좋은 질문인지 어떻게 알까요?



오랑Pick 11편 역량강화 · 2장
2 2장 · 인풋

지난 장에서 노을이는 수학 수업 끝 1분 동안 질문 한 줄을 노트에 적었습니다. 칠판 아래쪽 공식을 보며 적은 그 줄은 「이 공식은 왜 이 모양일까?」였습니다. 며칠 뒤 노트를 넘기던 노을이가 혼잣말로 물었습니다. 「적은 질문이 좋은 질문인지는 어떻게 알까?」

무엇 왜 만약

이런 물음이 생긴 건 그사이 노트 끝에 적힌 줄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수학과 과학, 사회 시간마다 물음표로 끝나는 줄이 붙어 어느덧 다섯 개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어떤 줄은 사전만 찾아도 금방 끝났고, 어떤 줄은 쉬는 시간 내내 노을이를 붙잡았습니다. 같은 물음표라도 줄마다 무게가 달랐던 셈입니다.

무게가 다른 까닭이 궁금해진 노을이는 다섯 줄을 한 쪽에 모아 다시 적어 보았습니다. 모아 놓고 보니 짧게 끝난 줄끼리, 오래 붙잡힌 줄끼리 서로 닮아 있었습니다. 줄마다 서 있는 높이가 달랐던 것입니다. 사전으로 끝난 줄은 낮은 칸에 있었고, 쉬는 시간을 붙잡은 줄은 한 칸 높은 곳에 서 있었습니다.

높이를 알고 나면 노트 끝에 적은 질문이 지금 어디쯤 서 있는지 보입니다. 그래서 이번 장에서는 노트 끝의 다섯 줄을 높이별로 나누어 봅니다. 그러고 나서 노을이의 첫 줄을 아래로 한 칸, 위로 한 칸씩 옮겨 봅니다. 준비물은 지난 장부터 쓴 질문 노트와 색이 다른 펜 하나입니다.

핵심 포인트

  • 질문에는 무엇·왜·만약 세 층이 있습니다.
  • 무엇에서 왜를 지나 만약에 닿을 때 질문은 탐구가 됩니다.
  • 같은 주제로 세 층 질문을 하나씩 나란히 적어 봅니다.

🪜 질문은 세 칸 계단 가운데 한 칸에 섭니다

높이를 가르는 기준은 그 질문에 붙는 답의 개수입니다. 우선 맨 아래 「무엇」 칸의 질문은 답이 하나입니다. 예를 들어 「광합성은 무엇인가」는 교과서의 뜻풀이 한 줄로 끝납니다. 노을이의 다섯 줄 가운데 셋이 이 칸에 섰는데, 모두 사전으로 끝난 줄이었습니다.

반면 한 칸 위 「왜」 칸에서는 이유가 여럿 나옵니다. 가령 「왜 잎은 초록인가」에는 빛과 색소를 두고 설명이 여럿 붙습니다. 설명을 하나씩 견주며 어느 쪽이 그럴듯한지 따지는 사이 생각이 깊어지고 길어집니다. 노을이의 첫 줄을 포함해 쉬는 시간을 붙잡았던 두 줄이 바로 이 칸에 섰습니다.

답 하나 이유 여럿 아직 없음

이 두 칸을 지나면 맨 위 「만약」 칸이 나옵니다. 이 칸의 질문은 교과서를 펼쳐 보아도 아직 정해진 답이 없습니다. 이를테면 「만약 빛이 붉다면」 잎이 어떤 색일지는 직접 따져 보아야 알 수 있습니다. 노을이의 다섯 줄 가운데 이 칸에 선 줄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무엇」은 답이 하나, 「왜」는 이유가 여럿, 「만약」은 아직 답이 없는 질문입니다.

⬆️ 지난 장의 첫 줄을 한 칸씩 옮깁니다

이렇게 비어 있는 「만약」 칸은 아래 칸의 줄을 올려서 채웁니다. 노을이는 「왜」 칸에 서 있던 두 줄 가운데 지난 장의 첫 줄부터 집어 들었습니다. 다만 위로 올리기 전에 먼저 한 칸 내려가 발판을 확인하기로 했습니다. 아래 칸의 답이 비어 있으면 위 칸 질문도 금방 흔들리기 때문입니다.

발판을 확인하는 일은 「이 공식은 무엇을 구하는가?」에 먼저 답해 보는 것입니다. 노을이는 다각형의 넓이를 구하는 공식이라고 노트 여백에 짧게 적었습니다. 답이 하나뿐이라 교과서를 한 번 펴 보는 것만으로 금방 끝났습니다. 노을이는 그 답 옆에 색이 다른 펜으로 작은 체크 표시를 남겼습니다.

체크 표시를 마친 다음에는 맨 위 칸으로 올라갈 차례입니다. 공식 속 조건 하나를 일부러 바꾸고 그 앞에 「만약」을 붙여 봅니다. 노을이가 새로 적은 줄은 「만약 변이 하나 더 늘면 이 공식은 어떻게 될까?」였습니다. 이 줄을 쓰고 난 노을이는 쉬는 시간에 오각형과 육각형을 직접 그려 보았습니다.

📒 세 층 질문을 한 세트로 나란히 적습니다

도형을 다 그리고 나서 노을이는 세 줄을 노트 한 쪽에 나란히 옮겨 적었습니다. 맨 아래 줄부터 무엇, 왜, 만약 순서로 차례차례 적었습니다. 세 줄이 모두 같은 공식을 두고 질문하고 있어서 자연스레 한 세트로 읽힙니다. 공식 하나에 질문 셋입니다. 줄 사이에는 한 칸씩 빈자리를 두어 나중에 답을 덧붙여 적을 수 있게 했습니다.

이 세트 모양은 과목이 바뀌어도 그대로 이어집니다. 앞에서 살펴본 광합성 세 줄 역시 아래 계단처럼 한 세트로 설 수 있습니다. 고1 학생이라면 이번 주에 가장 좋아하는 과목 하나에서 세트 하나만 만들어 보아도 넉넉합니다. 고2 학부모라면 아이에게 그중 「만약」 줄 하나만 읽어 달라고 청해 보세요.

광합성은 무엇인가 왜 잎은 초록인가 만약 빛이 붉다면
세 줄은 같은 주제를 두고 아래부터 무엇, 왜, 만약 순서로 한 줄씩 적습니다.

아이가 읽어 준 「만약」 줄은 다음 주에 다시 펼쳐 봅니다. 노을이는 세트 맨 위에 날짜를 적고 그 쪽 모서리를 살짝 접어 두었습니다. 다음 주에 펼칠 쪽입니다. 접어 둔 쪽은 노트를 펼치면 가장 먼저 손에 걸립니다. 같은 주제로 「무엇·왜·만약」 질문 세 개가 나란히 적혔으면 통과입니다.

🍊 오랑의 한 줄

질문에는 층이 있고, 「무엇」에서 「왜」를 지나 「만약」에 닿을 때 비로소 탐구가 됩니다. 노을이의 첫 줄은 「왜」 칸에서 출발해 마침내 「만약」 칸까지 올라섰습니다. 아래 칸에 남긴 체크 표시가 그 걸음을 든든하게 받쳐 주었습니다. 노을이의 노트 한 쪽에는 이제 반듯한 세 칸짜리 세트가 하나 생겼습니다.

세트가 생긴 뒤로 노을이는 수업 끝 1분에 적는 줄이 몇째 칸인지부터 살핍니다. 「무엇」 칸에 선 줄이면 이유를 물어 한 칸 올려 봅니다. 사회 시간에 적었던 「세금은 무엇인가」 줄도 그렇게 「왜」 칸까지 올라갔습니다. 노트 끝의 물음표 줄들이 이렇게 조금씩 위 칸으로 옮겨 가는 중입니다.

그런데 「만약」 줄을 쓰던 노을이는 한참 동안 펜을 멈추었습니다. 늘어난 도형의 넓이를 구할 방법을 몰라서 멈춘 것인지 스스로도 헷갈렸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다음 장에서 던질 물음은 이것입니다. 「모르는 게 많아야 질문을 잘하는 걸까?」